김관기 변호사: 평범한 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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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파산법 스케치 원고 010 파산법스케치원고

 
부인권: 재단의 확장

절차 개시 전에 채무자가 채권자들을 해하는 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의 효력을 부인하고 일탈된 재산을 재단에 회복하기 위하여 재단이 행하는 파산법상의 권리이다. 법률 제391조, 제100조, 제584조. 법률은 제2편 회생, 파산 절차에 관하여 동일한 내용의 부인권 규정을 두고 개인회생 편에서는 파산 절차의그것을 준용하는 형식을 띠고 있다. 법률은 고의부인, 위기부인(본지행위와 비본지행위), 무상부인라는 명칭이 강학상 붙는 4가지 유형으로 채무자의 행위를 분류하지만, 이들은 상호 배타적인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고 서로 관련을 맺고 있으므로 1개의 행위가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 경우라도 다른 행위에도 해당할 수 있다. 따라서 법원은 당사자가 주장하는 부인의 유형에 구속되지 않는다.

실무상으로 법원은 채무자 또는 대표자의 심문 과정에서 부인권의 대상이 되는 행위를 대표자가 한 일이 있는 지 유의하여 확인하고 있고, 파산관재인도 나름 부인권 행사의 유인이 있다. 부인으로 회복되는 재산의 금액은 파산관재인의 보수를 증액하는 사유가 되기 때문이다. 다만, 원칙적으로 채무자 자신 또는 대표자가 관리인이 되는 회생절차에서는, 비록 이들이 재단을 관리하는 제3자의 역할기대를 받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부인권 행사의 동기가 크지 않다. 오히려 부인권을 행사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예측된다. 한편, 제3자가 관리인이 되는 경우라면, 직전에 어떠한 행위가 있었는 지 망라하여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 이것은 파산관재인도 마찬가지이다. 나아가, 개인회생 절차에서는, 채무자는 자신의 친족이 보증한 채무를 먼저 갚는다던가, 장차 시달림이 예상되는 친족의 채권 또는 사채업자의 채권을 먼저 갚고 나서 들어오는 경우도 많이 눈에 띈다. 그렇다고 하여 개별 채권자들에게 부인권을 행사하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파산채권자로서는, 부인권 행사의 주체에 대하여 부인권 행사의 명령을 하여 줄 것을 신청할 수 있다. 법률 제396조 제2항, 제105조 제2항, 제584조.

일반적으로 부인권을 행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은, 파산채권자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여야 한다. 그것은 채무자의 일반 재사늘 절대적으로 감소시키는 사해행위 뿐만 아니라 채권자 사이의 평등을 해치는 편파행위도 포함한다는 것이 판례이다. 그런데 이미 판례와 실무는 사해행위의 범위를 아주 많이 확대하여 놓았다. 사해행위이든 편파행위이든 그것으로 인하여 채권자에게 돌아갈 배당이 낮아질 때에는 전반적으로 유해성이 인정된다. 대략, 대가관계의 결여 또는 불균형이 그것을 판정하는 요소가 되겠다.  

부인의 대상이 되는 행위는 포괄적이다. 부동산, 동산의 매각, 증여, 채권양도, 채무면제 등 법률행위가 그 전형이겠으나, 변제, 채무승인, 법정추인, 채권양도통지나 승낙, 등기, 등록의 이행, 동산의 인도 등과 같은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는 일체의 법률요건을 포함한다. 실체상의 행위에 한하지 않고 소송행위 즉 재판상 자백, 청구의 포기, 인낙, 재판상 화해, 소와 상소의 취하, 상소권 포기 등도 부인 대상이 된다. 부작위도 부인 대상이 된다는 설도 있으나, 이것은 기교적이다. 담보권자에게 피담보채권을 초과하는 목적물을 대물변제한 경우, 담보권의 설정, 어음행위도 포함하며, 부부 사이의 공동 재산의 분할도 상당한 금액을 넘얼서면 이론상 부인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부인의 대상이 되기 위하여는 원칙적으로 채무자의 행위가 있을 것이 요구된다. 다만 채무자 자신의 행위가 없어도 채무자와의 통모 기타 채권자나 제3자의 행위를 채무자의 그것과 동일시할 수 있는 경우에는 역시 부인의 대상이 된다고 한다. 한편, 부인권은 집행력있는 권원이 있는 때 또는 집행행위에 의한 것일 때에도 행사할 수 있다. 제395조, 제104조, 제584조.

첫째 유형은 고의부인이다. 법률 제391조 제1호, 제100조 제1항 제1호.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한 행위를 부인하는 것이다. 즉 채무자의 사해의사를 요건으로 한다. 이것은 민법상의 사해행위취소권과 실질을 같이 한다. 객관적 요건으로서, 파산채권자를 해하는 행위가 있어야 하고(사해행위), 주관적 요건으로서 채무자가 행위 당시 그 행위에 의하여 파산채권자를 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사해의사). 그 입증책임은 부인권을 주장하는 파산관재인, 관리인, 채무자가 부담한다. 나아가 수익자 역시 파산채권자를 해한다는 점을 인식하여야 한다. 행위의 상대방인 수익자가 파산채권자를 해한다는 사실을 몰랐을 때 즉 선의인 때에는 부인권은 좌절된다. 선의의 입증책임은 수익자가 부담한다.

둘째 유형은 위기부인 중 본지행위에 대한 것이다. 법률 제391조 제2호, 제100조 제1항 제2호. 채무자가 지급정지 등 위기 시기에 한 파산채권자를 해하는 행위, 담보제공 또는 채무소멸에 관한 행위를 채무자의 사해의사의 존부와 관계 없이 부인하는 것이다. 이것은 채무자의 민사법상 의무에 속하는 행위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음에 나오는 채무자의 의무에 속하지 않는 비본지행위를 부인하는 제3호와 구별된다. 또 수익자의 악의에 대한 입증책임이 파산관재인에게 있다는 점에서 고의부인과 구별된다.  다만, 수익자가 특수관계인인 경우에는 수익자의 악의도 추정된다. 제391조 제1호, 제101조 제1호. 이 본지행위에 대한 부인은 객관적 요건으로서 파산채권자를 해하는 행위, 담보의 제공 또는 채무의 소멸에 관한 행위일 것, 시기적 요건으로서 채무자가 지급정지 또는 절차의 신청이 있은 후에 한 행위라야 하며, 주관적 요건으로서 수익자가 행위 당시 지급정지 등의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 필요하다.

셋째 유형은 위기부인 중 비본지행위에 대한 것이다. 법률 제391조 제3호, 제100조 제1항 제3호. 담보의 제공 또는 채무의 소멸에 관한 행위를 부인의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제2호의 부인과 같으나, 채무자의 의무에 속하지 않는 행위 즉 비본지행위를 부인의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객관적 요건으로서 담보의 제공 또는 채무의 소멸에 관한 행위로서 그 행위 자체가 방법 또는 시기가 채무자의 의무에 속하지 아니하는 행위라야 하고, 시기적 요건으로서, 채무자가 지급정지 또는 절차의 신청이 있은 후 또는 그 전 60일 내에 한 행위라야 한다. 법률상의 의무로서 성립되어 있지 않은 추상적인 담보제공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담보제공 등은 비본지행위에 해당한다. 수익자는 그 행위 당시에 지급정지 등 사실을 몰랐고 또 파산채권자를 해하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음을 입증함으로써 부인권의 행사를 피할 수 있다. 특수관계인이 수익자일 때에는 6개월로 기간이 연장된다. 법률 제392조 제2항, 제101조 제2항.

넷째 유형은 무상부인이다. 제391조 제4호, 제100조 제1항 제4호, 제584조. 지급정지 또는 절차의 신청이 있은 후 또는 그 전 6개월 내에 채무자가 한 무상행위 또는 이와 동일시할 유상행위를 부인하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파산채권자를 해할 위험성이 현저한 반면에 상대방의 이익을 고려할 필요성은 적으므로 수익자의 악의는 요건이 아니다. 예를 들어 증여, 유증, 채무면제, 권리포기, 시효이익의 포기, 사용대차 등 법률행위도 있고 소송행위도 포함한다. 수익자가 반대급부로 출연한 대가가 지나치게 근소한 경우에는 사실상 무상행위가 동일시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특수관계인이 수익자일 때에는 1년으로 기간이 연장된다. 법률 제392조 제3항, 제101조 제3항.

민사법상 채권자취소권이 거의 조자룡이 헌 칼 쓰듯이 인정되고 있는 현상에서는, 대략 위 첫째 요건의 부인에 많이 포섭될 수 있다. 부인권을 행사하는 파산관재인, 관리인으로서는 가장 관대한 제1호의 요건을 주장하는 것이 편하다. 

부인권은 민사소송, 부인의 청구 또는 항변에 의하여 재판상 행사한다. 제396조 제1항, 제105조 제1항. 부인의 청구는 절차를 개시한 바로 그 법원이 한다. 제396조 제3항, 제105조 제3항. 심문을 거쳐 이유를 붙인 결정으로 인용하거나 기각하며 상대방을 반드시 심문하여야 하고 인용하는 결정은 당사자에게 송달하여야 한다. 제396조 제4항, 제106조. 부인의 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에 대하여는 불복할 수 없다. 부인의 청구를 인용하는 결정에 대하여는 결정문을 송달 받은 날부터 1개월 내에 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제396조 제4항, 제107조.

부인권의 행사는 담보설정행위, 변제행위를 소급하여 무효로 하여 채무자의 재산을 원상회복한다. 제397조 제1항. 즉 상대방의 행위를 기다리지 않고 부인권 행사에 의하여 일탈되었던 재산이 당연히 복귀한다. 다만 제3자에 대하여 효력이 발생하지 않을 뿐이다. 금전의 교부가 부인된 경우에는 상대방은 채무자로부터 교부 받은 액수와 같은 금액의 금전 및 교부 받은 날 이후의 지연손해금을 반환하면 된다. 부당이득이기 때문이다. 다만 무상부인의 경우 상대방이 지급정지나 절차의 개시를 모른 경우에는 이익이 현존하는 한도 내에서 상환하면 된다. 제397조 제2항, 제108조 제2항. 원상회복이 되는 권리의 변동에 등기, 등록이 필요하거나 채권양도통지 등 대항요건 구비가 필요한 경우, 부인의 등기 또는 통지 등으로 강제한다. 부인의 등기는 부인권행사에 의하여 생기는 특수한 법률관계를 공시하기 위하여 파산법이 인정하는 특별한 등기라고 한다. 법률 제26조. 개념법학이다. 한편 부인권을 행사할 당시 이미 그 대상이 되는 재산이 현존하지 않거나 담보물을 처분하여 금전으로 수령하였다면 부인권 행사로서 가액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채무자의 행위가 부인된 경우 상대방이 반대급부를 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파산재단으로부터 반환되어야 한다. 반대급부가 채무자의 재산 중에 현존하면 상대방은 그 반환을 구할 수 있다. 반대급부로 인하여 생긴 이익이 현존하고 있다면 그 한도 내에서 재단채권자 또는 공익채권자로서 상환을 구할 수 있다.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상대방은 그 가액의 상환에 대하여 파산채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 반대급부의 가액이 현존하는 이익보다 크다면 그 차액에 대하여 파산채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제398조, 제108조 제3항. 채무의 이행이 부인된 경우 상대방이 그 받은 이익을 반환하거나 그 가액을 상환한 때에는 상대방의 채권이 부활한다. 제399조. 다만, 파산채권으로 취급될 뿐이다. 

부인권은 절차가 개시된 때로부터 2년이 경과한 때에는 행사할 수 없고 부인 대상 행위가 있었던 날로부터 10년이 경과한 때에도 같다. 제405조, 제112조. 또 지급정지를 안 것을 이유로 하여 부인하는 경우에는 절차 개시가 있은 날로부터 1년 전에 행하여진 행위는 부인할 수 없다. 제404조, 제111조. 부인권은 파산절차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인정되는 파산법상의 권리로서 파산절차 중에만 존재하는 권리인 이상 파산절차가 취소, 폐지되거나 배당 등 사유로 종료하면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 당연히 소멸한다.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46058 판결 등 다수. 다만 부인 소송이 종전에 채권자가 제기하였던 채권자소송을 수계하였던 경우에는 절차 종료하더라도 채권자취소소송으로 다시 수계하면 된다.

미이행쌍무계약의 처리

절차의 개시 당시 양 당사자의 채무가 모두 미이행 상태인 쌍무계약에 대하여는 파산재단 측이 계약의 이행 또는 해제에 관한 선택권을 가진다. 다만 제2편의 회생의 경우에는 회사의 운명이 정해지는 시기까지만 해제할 수 있다. 제335조 제1항. 제119조 제1항. 상대방은 그 선택에 관하여 확답을 최고할 수 있고 재단 측이 확답하지 않으면, 파산의 경우에는 해제한 것으로 간주하고 제2편 회생의 경우에는 해제의 포기로 간주한다. 제335조 제2항, 제119조 제2항. 파산의 경우에는 영업의 중단이, 제2편의 경우에는 영업의 계속이 전제되어 있는 것이 배경이라고 하겠다. 당사자 일방의 파산신청에 의한 상대방의 해제권, 해지권에 관하여는 강행법규 위반으로 보지 않는 것이 판례이지만, 모호하다.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5다38263 판결.

재단측이 해제를 선택한 경우, 상대방은 본래의 급부를 청구할 수 없다. 다만, 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진다. 그러나 이것은 파산채권이다. 법률 제337조 제1항, 제121조 제1항. 다만 절차 개시 전에 상대방이 채무의 일부를 이행한 결과 급부를 받은 물건이 파산재단 중에 잔존하는 경우 환취권을 상대방은 행사할 수 있고, 현존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가액의 배상을 재단채권자, 공익채권자로서 청구할 수 있다. 제337조 제2항, 제121조 제2항. 재단측이 이행을 선택한 경우 상대방의 청구권은 재단채권, 공익채권이 된다. 제473조 제7호, 제179조 제7호.

임차인, 사용자, 도급인이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 파산재단 뿐만 아니라 상대방도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를 할 수 있다. 민법 제637조 제1항, 제663조 제1항, 제674조 제1항.

상계권: 재단의 감소

원칙적으로 상계는 자유이다. 파산채권자가 파산선고 당시에 채무자에 대하여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경우 파산절차에 의하지 않고 상계할 수 있다. 제416조. 파산절차에서는 시기에 제한이 없지만, 제2편 회생절차에서는 시기에 제한이 있다. 즉, 신고기간 안에 한하여 상계할 수 있다. 제144조 제1항. 상계권은 기한이 도래하지 않은 것, 조건부 채권도 자동채권이 될 수 있으므로 그런 의미에서는 확장된다. 다만, 해제조건부 채권, 정지조건부 채권자의 경우에는 담보제공 또는 임치가 필요할 뿐이다. 제417조 내지 419조. 후순위파산채권에 해당하는 부분은 자동채권에서 제외된다. 제420조 제1항. 형식적으로는 자동채권을 상계적상으로 끌어올리되, 다만, 채권의 실질가치를 반영하기 위한 기술적 규정이다.

채권의 가치는 채무자의 자력에 의존한다. 절차개시 무렵에 채무자가 부담하는 채무의 경제적 가치는 현저히 떨어진다. 이와 같은 부실채권을 저렴하게 매수하여, 경제적 가치가 충분한 자신의 채무를 상계하는데 사용한다면, 파산재단의 가치가 현저히 떨어진다. 따라서 이것을 제한하기 위하여 다음 경우에 파산채권자의 상계를 금지한다. 제422조, 제145조.
1. 채권자가 절차 개시 후에 재단에 대하여 채무를 부담한 때
2. 채권자가 지급정지 나 절차개시의 신청이 있었음을 알고 채무자에 대하여 채무를 부담한 때, 다만 아래의 경우에는 제외한다.
가. 그 부담이 법정의 원인에 의한 때
나. 파산채권자가 지급정지나 절차개시의 신청이 있었음을 알기 전에 생긴 원인에 의한 때
3. 절차가 개시된 채무자의 채무자가 절차 개시 후에 타인의 파산채권을 취득한 때
4. 절차가 개시된 채무자의 채무자가 지급정지 또는 절차의 신청이 있었음을 알고 채권을 취득한 대. 다만 위 2의 가, 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제외한다.

파산관재인 측의 상계에 대하여는 실체법적인 제한이 없지만 재산의 임의처분에 준하여 법원의 허가를 받는 것이 실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