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기 변호사: 평범한 수재

kimkwanki.egloos.com

포토로그



개인파산법 스케치 012

파산 절차에서의 면책

파산 절차와 면책 심리 절차는 별개의 절차로 관념된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면책의 신청이 필요하다. 즉 개인인 채무자는 파산신청일부터 파산선고가 확정된 날 이후 1월 이내에 법원에 면책신청을 할 수 있다. 법률 제556조 제1항. 다만 채무자가 파산신청을 한 경우에는 채무자가 반대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를 제외하고 면책신청을 한 것으로 본다. 같은 조 제2항. 채무자가 파산신청하면서 면책을 원하지 않는다고 명시하는 예는 없고, 정 원하지 않으면 면책을 받고도 스스로 상환을 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면 될 것이므로 채무자가 반대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를 제외한다는 예외조항은 불필요한 것이다. 면책신청에는 채권자목록을 첨부하여야 한다. 같은 조 제6항. 이것도 파산절차에서 채권자가 충분히 특정된다는 점에서 불필요한 조항이다. 다만 채무자 신청의 경우 채권자목록 제출이 필요 없다. 같은 조 제7항.

면책의 신청에 관하여는 직권탐지주의를 적용하면서도 당사자들의 의견을 묻는 이중의 부담을 부과한다. 첫째, 법원은 채무자를 심문할 수 있고 그 심문기일은 공고하며 파산채권자 및 파산관재인에게 송달한다. 법률 제558조 제1항, 제2항. 둘째, 파산관재인이 면책불허가사유를 조사하고 이를 보고하게 한다. 법률 제560조. 여기에 파산채권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가 부여된다. 즉 면책신청에 관한 서류 및 파산관재인 보고서는 이해관계인의 열람에 제공된다. 법률 제561조 . 또 검사, 파산관재인 또는 파산채권자는 위 심문기일부터 30일 이내 또는 법원이 정하는 날까지 이의를 신청할 수 있고, 이 기간은 또 늘릴 수 있다. 법률 제562조 제1항. 이의가 있을 때에는 또 이의를 들어야 한다. 실무상, 개인 파산관재인은 면책에 대하여 적대적인 경우가 많다. 물론 이의신청을 할 때에는 면책불허가사유를 소명하여야 한다. 법률 제562조 제2항. 그런데, 많은 파산채권자와 파산관재인들이 충분한 증명 없이 이의를 제기한다. 그럴 때 면책심리의 속행이 이루어지다 보면 한참 지나도 면책 여부에 관하여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몇 년이 가기도 한다. 

면책 절차가 파산절차와 별개라면, 비록 파산절차가 폐지되든 종결되든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라도 면책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파산절차에 맡기고 채무자가 걸어나간 상황에서 파산재단이 잔존하여 채무자의 재단을 수집하여 배당할 수 있어야 한다. 실무상 그렇게 하지 않는다. 직권탐지이든, 당사자주의이든 어느 쪽이든 한쪽을 택할 것인데, 둘 다 채무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적용하게 되면,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노숙자, 이미 경제활동에서 은퇴한 노약자를 제외하고는 파산절차는 장식에 그치게 된다. 아무도 이의하지 않는데, 파산관재인이 특별한 증명 없이 이의하고 법원이 심리를 개시하여 규문적으로 진행하는 상황이 가끔 보고된다. 이와 같은 조치는 채무자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파산을 신청할 자격이 있는 채무자가 개인회생을 신청하게 하거나 또는 파산관재인과 법원에 대하여 항의하게 한다. 또 법원의 업무부담을 늘린다. 이것은 파산신청이 남용되고 있다는 시각 하에 법원은 심사의 기준을 매우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법원은 2007. 3. 21. 엄격심사방식이라고 불리는 ‘개인파산사건의 새로운 업무처리기준’을 시행함으로써 파산절차의 남용을 막기 위해 법관의 직접심문을 늘리고 채무자의 재산이나 소득 등에 대한 심사기준을 강화함과 아울러 일정 유형의 사건에 있어 파산관재인의 선임으로 대응하였지만, 실무의 주류는 여전히 경제적 파탄 상태에 있는 채무자들에게 신속한 사건처리를 통한 갱생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서면심사위주의 심리방식을 유지하였음. 그러나 개인파산신청사건이 줄어들고 있고, 역으로 파산신청의 남용을 의심하게 하는 사건이 증가하는 가운데 법관을 한 번도 만나지 않은 채무자에 대하여 면책결정이 내려지는 심리방식에 대하여 심사소홀이라는 문제제기와 채권자들에게 절차참여의 기회가 부여되지 않은 채 이루어진 높은 동시폐지율과 면책허가율은 개인파산, 면책제도에 대한 사회의 신뢰를 저하시키는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법원 내외에서 계속되었음. 이에 2010. 4. 원칙적으로 채무자를 심문하고, 파산절차와 면책절차의 동시진행방식을 통하여 채권자들에 대한 절차참여의 기회부여라는 새로운 심리방식을 채택함과 아울러 파산관재인 선임사건을 확대하기로 하였음. — 윤도근, “개인파산사건 실무의 변화” 2010년 도산법 분야연구회 발표자료(2010. 10.) 제1면
이러한 법원의 시각은 편향되어 있다. 당사자가 법관을 한번도 만나지 않는 재판이 “심사소홀”이라면, 지급명령, 소액 사건에서의 이행권고결정과 무변론판결로 종결되는 다수 민사재판에 대하여 같은 말을 쓰지 못할 바 아니다. 또한 채권자들에게 절차참여의 기회가 부여되지 않은 채 동시폐지와 면책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그 이전의 실무에서도 채권자들에게 파산절차를 알리며 절차에 참여할 수 있음을 권하였다는 점에 비추어 사실 인식에도 오류가 있다. 나아가 같은 글에서는 ‘엄격심사’의 결과 면책율과 신청사건이 줄었음으로부터 파산신청을 남용하는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는 결론을 냈는 바(제3면), 규문(糾問)적 조치로 이룩한 성과를 판단의 원인으로 삼은 오류까지 있다. 자신이 시행한 조치의 결과를 원인으로 삼아 더욱 더 강한 조치를 하겠다고 하는 꼴이다. 

한편, 법원이 인위적으로 면책율을 낮추어 오는 도구로는 파산관재인이 이용되고 있는 것은, 권력의 불균형을 애써 무시하고 파산관재인과 채무자 사이에 결코 가능하지 않은 대심적 구조를 상정하는 논의에서 알 수 있다.

"새로운 개인파산절차”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서 2012년 2월부터 시행하 고 있는 새로운 실무운용방식을 말한다. 가장 새로운 점은 원칙적으로 파산관재 인을 선임하여 재산, 소득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관재인 보수를 30만원 이하 로 합리화하였다는 점이다. 기존 실무는 파선선고 전(前)에 법원이 직권으로 채무자에 대한 재산, 소득 조사를 마친 다음 파산선고와 동시에 파산절차를 폐지하고 면책절차에서 채권자 의 이의가 별도로 없으면 면책 결정을 하는 이른바 “동시폐지(同時廢止)” 진행방식을 원칙으로 하였다. 기존 실무에서 파산관재인이 선임되는 경우는 재산, 소득에 문제점이 발견된 경우 등 예외적인 경우였고, 그 보수도 대부분 100만원 이상의 고액이었다. 반면 새로운 개인파산절차는 접수 후 신속히 파산선고와 동시에 파산관재인을 선임하고 파산선고 후(後)에 파산관재인을 통한 재산, 소득 조사를 마친 다음, 법원이 파산관재인의 조사결과를 기초로 신청서 등과 대비하여 직권조사를 실시하는 방법으로 면책 여부를 재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예외적으로 채무 자가 30만원 이하인 관재인선임 비용을 부담할 수 없음을 소명하는 경우 동시 폐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파산관재인이 면책불허가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에는 법원이 파산관재인과 채무자 사이에서 면책 허부를 재판하는 대립당사자적 구조 를 띤다.

그러나, 법률전문가로서 채무자에 대하여 거의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파산관재인과 실질적으로 심리적으로 위축된 지위에 있는 채무자 사이에 교섭 투쟁할 수 있는 대등한 지위는 존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오류이다. 파산관재인은 변호사로서 전문적인 지식으로 무장하고 있다. 여기에 법원이 임명하였다는 권위까지 보태진다. 경찰, 검찰이 받는 최소한의 행정적, 민주적 통제까지 받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들이 마음 먹기에 따라서는 전체주의 체제의 비밀경찰 같은 권한을 가지게 된다. 아무리 작은 권력이라고 해도 통제받지 않는다면, 그것은 절대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파산관재인을 선임하여 채무와의 대립구조에 두어 법원이 이들의 공격방어를 관찰하겠다는 것은 한 마디로 틀렸다. 마치 늑대와 토끼의 싸움을 관전하겠다는 말 같다. 파산관재인은 채무자와 반대편이라고 의식하지 않는 공적인 지위가 되지 않으면 파산관재인을 모든 파산사건에 확대하는 것은 채무자의 파산신청을 억제하겠다는 발상이다. 파산관재인에게 생사여탈의 권력을 부여하였을 때, 채무자가 파산관재인의 눈 밖에 날까 두려워 법률상 의무에 속하지 않는 행위를 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파산관재인의 영업으로서의 지속가능성이 법원의 선임에 의존한다면, 그들은 법원의 입장에 영합하게 된다. 그 결과는 법원의 규문주의적 운영을 대신하는 것이다.

절차에 대한 편향적 시각에 의한 규문주의적 운영은 과도한 인력 투입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지연을 발생시킨다. 그것은 대중이 분노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2007년 접수 사건, 2010년 접수 사건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도 채무자들은 덜 평등하다고 느낀다. 어느쪽으로부터이든 비난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외부 인사를 회생위원, 파산관재인으로 위촉하는 것은 법원의 태도를 감추기 위한 분식이다. 왜냐 하면, 그들은 결코 독립적인 행동을 할 수 없고, 따라서 이들의 부적절한 처신은 법원에 대한 비난을 감소시키지 않는다. 이들에게는 민주적 통제가 작용할 여지가 적다. 임명권자는 생계를 좌우하는데 그 임명권자는 외견상 독립된 법원이기 때문이다.

당사자주의를 몰각한 이런 식의 운영이라면 파산 사건을 굳이 사법기관인 법원이 담당할 이유도 찾기 힘들다. 범죄 여부를 따지기 위한 것이라면 그것은 검찰, 경찰에, 기업인의 재기가 필요한 부분은 중소기업청에, 소비대중과 노동자의 보호를 위한 부분은 소비자원과 노동부, 보건복지부에 판단을 미루는 것이 합당하다. 차라리 정치적인 입력을 받을 수 있는 행정기관이 맥킨지 보고서에 나타난 바 파산보호의 부재라는 비판의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현실의 변화에 유익하지 않을까.

이유를 묻지 않고 면책신청을 기각할 수 있는 사유는 다음과 같다. 법률 제559조 제1항.

1. 채무자가 신청권자의 자격을 갖추지 아니한 때
2. 채무자에 대한 파산절차의 신청이 기각된 때
3. 채무자가 절차의 비용을 예납하지 아니한 때
4. 그 밖에 신청이 성실하지 아니한 때

위 사유 중 제3호는 과도한 비용의 예납을 명함으로써, 제4호는 파산절차 이외에 별도의 부담을 준다는 면에서 남용될 우려가 크다.

 

이와 같은 고난을 통과한 채무자는 면책을 얻을 자격이 있다. 원칙적으로 면책은 채무자의 권리이다. 즉 다음에 해당하지 않는 한 면책은 허가되어야 한다. 법률 제564조 제1항.

1. 채무자가 제650조(사기파산죄), 제651조(과태파산죄), 제653조(구인불응죄), 제656조(파산증뢰죄) 또는 제658조의 죄(설명의무위반죄)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
2. 채무자가 파산선고 전 1년 이내에 파산의 원인인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이 없는 것으로 믿게 하기 위하여 그 사실을 속이거나 감추고 신용거래로 재산을 취득한 사실이 있는 때
3. 채무자가 허위의 채권자목록 그 밖의 신청서류를 제출하거나 법원에 대하여 그 재산상태에 관하여 허위의 진술을 한 때
4. 채무자가 면책의 신청 전에 이 조에 의하여 면책을 받은 경우에는 면책허가결정의 확정일부터 7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때, 제624조(개인회생에 관한)에 의하여 면책을 받은 경우에는 면책확정일부터 5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때
5. 채무자가 이 법에 정하는 채무자의 의무를 위반한 때
6. 채무자가 과다한 낭비·도박 그 밖의 사행행위를 하여 현저히 재산을 감소시키거나 과대한 채무를 부담한 사실이 있는 때

실무상 가장 중하게 보아야 할 것은 파산재단을 손상하는 경우이다. 사기파산죄의 구성요건은 다음과 같다. 제650조 제1항.

1. 파산재단에 속하는 재산을 은닉 또는 손괴하거나 채권자에게 불이익하게 처분을 하는 행위
2. 파산재단의 부담을 허위로 증가시키는 행위
3.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작성하여야 하는 상업장부를 작성하지 아니하거나, 그 상업장부에 재산의 현황을 알 수 있는 정도의 기재를 하지 아니하거나, 그 상업장부에 부실한 기재를 하거나, 그 상업장부를 은닉 또는 손괴하는 행위
4. 제481조의 규정에 의하여 법원사무관등이 폐쇄한 장부에 변경을 가하거나 이를 은닉 또는 손괴하는 행위

제1호, 제2호는, 파산절차의 기본적인 규칙인 파산재단의 수집 및 파산채권자에게의 평등한 변제를 해한다는 면에서 중하게 본다. 그래야 마땅하다. 물론 파산재단을 손상하는 대부분의 행위가 영향이 미미하고 또 부인권의 행사로 회복될 수도 있다. 그리하여 파산채권자에게 실제로 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면책의 자격은 박탈한다. 법의 혜택을 받으려고 원하는 자는 그 법에 복종하여야 한다. 법에 복종하지 않고 혜택을 받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제3호는, 상당히 많은 영세 개인사업자에게는 적용하기 어렵다. 또 많은 소매상인의 경우에는 자동적으로 집계되는 신용카드 매출이나 일일매출자 이외에는 다른 상업장부를 작성하기를 기대하기 힘들다. 제4호는 그 적용의 전제인 법원사무관등의 장부 폐쇄가 실무상 없다는 면에서 장식적이다.

과태파산죄의 구성요건은 다음과 같다. 제651조 제1항.

1. 파산의 선고를 지연시킬 목적으로 신용거래로 상품을 구입하여 현저히 불이익한 조건으로 이를 처분하는 행위
2. 파산의 원인인 사실이 있음을 알면서 어느 채권자에게 특별한 이익을 줄 목적으로 한 담보의 제공이나 채무의 소멸에 관한 행위로서 채무자의 의무에 속하지 아니하거나 그 방법 또는 시기가 채무자의 의무에 속하지 아니하는 행위
3.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작성하여야 하는 상업장부를 작성하지 아니하거나, 그 상업장부에 재산의 현황을 알 수 있는 정도의 기재를 하지 아니하거나, 그 상업장부에 부정의 기재를 하거나, 그 상업장부를 은닉 또는 손괴하는 행위
4. 제481조의 규정에 의하여 법원사무관등이 폐쇄한 장부에 변경을 가하거나 이를 은닉 또는 손괴하는 행위

제1호는 예를 들어 카드깡이다. 마지막 단계에서 지급불능을 지연하기 위한 목적의 행위가 파산채권을 터무니 없이 증가시키는 경우 파산재단 손상과 마찬가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제2호는 편파행위이다. 예를 들어 가족, 친지에 대한 우선변제이다. 제3호, 제4호는 적용의 빈도가 현저히 떨어질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남용되어 온 예로는 설명의무위반을 면책불허사유로 하는 경우이다. 파산관재인이 여러 정황을 들어 이러이러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채무자가 이를 부인하며 파산관재인이 요구하지만 채무자가 낼 의무가 없는 자료를 내지 않았다는 것을 설명의무위반이라고 주장하는 예도 있었다. 설명은 말로, 글로 설명하는 것이다. 자료를 내는 것은 필요로 하지 않다는 것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조치이다. 자신이 납득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타인이 설명하지 않은 것이라고 하는 것은 파시스트 적 사고이다.

한편, 위와 같은 면책불허가사유가 있는 경우라도 파산에 이르게 된 경위,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면책을 허가할 수 있다. 같은 조 제2항. 면책을 엄격하게 하려는 경향이 있는 때에는 사문화된다. 한편 당사자주의를 실현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굳이 이 조항에 의존할 필요도 없이 사람들은 세관검색대를 지나가듯이 편히 통과하기 때문이다.다. 결국 필요 없는 조항이다. 때리고 나서 미안하니 봐 준다는 식의 규정이라고나 할까.

면책의 효력이 발생하면 다음 청구권을 제외하고는 파산채권자에 대한 채무의 전부에 관하여 파산절차에 의한 배당을 넘어서는 책임이 면제된다. 법률 제566조.

1. 조세
2. 벌금·과료·형사소송비용·추징금 및 과태료
3. 채무자가 고의로 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4. 채무자가 중대한 과실로 타인의 생명 또는 신체를 침해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배상
5. 채무자의 근로자의 임금·퇴직금 및 재해보상금
6. 채무자의 근로자의 임치금 및 신원보증금
7. 채무자가 악의로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한 청구권. 다만, 채권자가 파산선고가 있음을 안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8. 채무자가 양육자 또는 부양의무자로서 부담하여야 하는 비용
9.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에 따른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 원리금

파산절차를 투과하는 특정 채권을 규정한 것이다. 이것은 해당 채권에 대하여 강력한 효력을 준 것이다. 말하자면, 파산채권에 대하여 채무자의 장래 벌어들이는 소득을 담보물로 하는 담보권을 부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실체법상 그럴 이유가 충분히 있는 채권에 대하여는 그렇게 할 만하다. 예를 들어 조세, 근로자의 임금 등 청구권, 가족법상 피부양자의 채권이다. 이들은 국가에 대한, 가족에 대한 의무 그리고 나아가 우리 실정에서는 가족에 준하는 것으로 다루어야 할 근로자에 대한 의무가 그것이다. 어떤 것은 사람의 행위에 대하여 부정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어 정당화된다. 예를 들어 벌금 등 형사절차에 의한 부담을 면책 범위에 포함시킨다면 그것은 형사상 범죄에 대하여 보조금을 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고의로 가한 불법행위 손해배상 채무, 중대한 과실로 타인의 인적 자본을 침해한 것을 원인으로 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실체법상 장려되지 않은 특정 행위에 대하여 파산법이 면책으로서 장려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 그 피해자들은 파산절차에 이른 채무자와의 사이에 채권의 성립에 관하여 교섭한 적이 없다. 학자금 대출의 경우에는 그것이 장래의 인적 자본을 형성할 것에 기여한다는 면에서 면책의 예외로 삼는 것이 일견 그럴 듯해 보인다. 그렇지만, 수많은 대학생 신용불량자들이 구제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있는 현실에서는 그 타당성이 반감한다. 갚을 수 있는 것이 의심스러운 사람에게 대출을 준다는 점에서는 다른 신용대출과 별로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악의로 기재하지 않은 청구권을 파산절차에서 투과하도록 하는 것은 채권자에게 다른 채권자에 비하여 큰 이득을 준다. 파산배당이 전혀 없는 결과를 낳은 파산절차를 투과한 경우에는 그것은 개념상 무한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채권자는 파산절차를 모른 체하고 가담하지 않을 인센티브가 생긴다. 물론 채권자가 파산선고가 있음을 안 때에는 파산절차에 참여하여 배당을 받을 수 있었으므로 이를 제외할 이유가 없다. 미국에서는 배당이 행하여지지 않은 파산절차에서는 채무자의 선의, 악의, 채권자의 선의, 악의를 불문하고 면책의 효력이 미친다는 것이 다수 판례이다.

면책결정에 대하여는 항고를 할 수 있다. 법률 제564조 제4항. 면책결정은 확정되어야 효력이 발생한다. 제565조. 따라서 채권자는 채무자에 대한 면책결정에 대하여 항고를 제기함으로서 갈 길이 바쁜 채무자를 압박할 수 있다. 항고권은 이전에 면책에 대한 이의를 제기함이 없어도 박탈되지 않는다. 면책에 대한 이의, 면책에 대한 항고가 이유 없음이 드러난다고 하여 이의를 제기한 채권자에게 불이익이 가는 것은 없다. 또 채권자는 면책결정의 취소를 구할 수 있다.채무자가 사기파산으로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때에는 법원은 언제든지 면책결정을 취소할 수 있다. 또 채무자가 부정한 방법으로 면책을 받은 경우에는 면책 후 1년 이내에 파산채권자가 면책의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면책이 취소되면 과거의 파산채권의 변제의무가 부활한다. 다만, 면책 효력 발생후 새로 발생한 채무가 우선한다. 제572조. 거래 안전을 위한 조치이다.

면책결정의 효력은 보증인과 채무자와 더불어 채무를 부담하는 자 즉 연대채무자, 공동보증인 등에 대하여 가지는 권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또 담보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제567조. 즉, 채무자 자신의 인적 책임을 면하는 것일 뿐이다.

면책을 허가하지 않는 결정은 파산채권의 효력을 존치시킨다. 채무자는 과거의 채무를 갚아야 한다. 파산채권자표는 강제집행을 실시할 수 있는 집행권원의 효력이 있으므로 실무상 행하여지는 지는 의문이지만 파산채권자표가 작성된 경우 파산채권자는 별개의 소를 제기하지 않고도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이론상 파산선고를 받고 면책을 받지 못한 채무자는 쫓겨 다니게 된다. 그렇지만, 파산의 선고는 면책의 확정 여부와 관계 없이 채무자가 아무런 재산이 없이 오로지 인적 자본이 있다는 점을 공식화한다. 그리고 채무자의 변제 의지가 없다는 점도 뚜렷하게 나타낸다. 채권의 보유자 및 양수자 또 채권추심인들로서는 이런 채무자를 추적하는 비용에 비하여 얻을 수 있는 수익이 거의 없음을 경험으로 체득하고 있다. 그것은 이들이 법적 절차에 의하여서든 사실상의 접근에 의하여서든 채무자를 압박할 인센티브를 현저히 줄인다. 추심에 대한 규제에 의존하여 채무자는 나름 자신을 방어하는 회피기동을 하고, 그러는 사이에 소멸시효를 지나기도 한다.

우리 파산법은 '복권'이라는 개념을 두고 있다. 법률 제574조 내지 578조. 이것은 파산절차가 채무자를 처벌하는 용도로 활용되던 시절의 유물이다. 파산법 자체는 채무자에 대하여 불이익을 주는 규정을 두지 않는다. 오히려 누구든지 절차 중에 있다는 이유로 취업의 제한 또는 해고 등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률 제32조의 2. 그렇지만 파산 선고를 받은 것으로 인한 자격제한과 박탈을 규정하고 있는 규정이 단행법 중에 많이 있으며, 그 전형은 공무원, 사립학교 교원이다. 그런 규정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판단이다. 우리의 민도는 이 수준에 있다. 일본은 이미 대정 시대에 파산선고로 인한 자격제한을 없앴다. 미국은 파산선고를 이유로 한 차별을 불법화하고 있다.